가을을 기록하는 어설픈 시인이 되다.
가을을 기록하는 어설픈 시인이 되다.
書藝 공부를 하는 학원에는 3주 전부터 실내 난로를 원장님께서 준비하다 허리를 다치셨다.
서리를 밟으면 얼음을 생각하라고 하신 하늘의 理致를 선생님은 실천하시는 건가 게으른 나는 뭘 저리도 빨리 서두르시나 생각했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부터 멀리 보이는 금정산과 내가 좋아하고 즐겨 찾는 通度寺에도 서서히 가을의 짙음을 느껴본다.
해마다 겪는 알 수 없는 아픔이지만 가을이 오면 나는 어설픈 詩人이 된다.
누구 알아주는 이 없는 혼자만의 시인이 되어 가을을 記錄하고 카메라에 담아두고 가을 노래란?
노래는 모두 틀어 놓고 가을을 그려 놓는다.
시인 고은 선생님은 가을을 詩라고 했다.
아주 적절한 좋은 표현이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유가 없는 詩라고 생각한다.
붉게 곱게 물든 단풍잎과 노란 은행잎이 통도의 맑은 계곡물에 떨어짐을 보고 순수한 감정이
되지 못한다면 무엇이 순수할 수가 있을까?
이때면 우리는 모두 詩人이 되어야 한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보고 밟으며 김동규 성악가의 굵직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으면서 아름다운 통도사의 이곳저곳을 거닐 때면
스님도 되어보고 시인도 되어보고 너무 행복하다.
가을은 나를 설레게 한다.
감정이 순수했던 중, 고등 학생으로 나를 돌아가게 하는 마술을 가진 가을은 잠시도 나를 집에 앉아있도록 놓아 주질 않고 어디론가 헤매는 보헤미안으로 만들어 버린다.
가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커피 광이라 생각들 한다.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광복동 거리를 걷다 보면 전문 커피집 앞에서 나는 발길을 멈춘다.
짙은 커피 香을 흠뻑 마시고 발길을 옮기곤 한다.
그 커피 향을 글로써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
이 가을도 커피 香처럼 글로써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서툰 표현으로라도 누군가 이 가을을 표현하고 기록으로 남겨 두지 않는다면 가을은 무척 슬퍼할 것 같다.
나는 아름답게 가을을 표현할 수가 없는 시인이 되어
또 하나 순환의 아름다움을 기록해 놓고 바쁜 생활에 느끼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지분까지도 가을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
가을 너의 이름만 들어도 낙엽 ,슬픔, 허무, 비애 ,이별... 희망스런 단어는 한나도 없다 .
너는
사랑을 맺어 주는 게 아니고 갈라놓는 미워 할 수가 없는 해방 꾼인가?
많은 열매와 결실을 만들어 주고 이제 그만 헤어져 다시 만나야 하는 또 다른 순환의 법칙과 자연의 이치를 나에게 가르치는가?
너를 차가운 어딘가에 보내면 또 다른 새로운 순환을 맞게 된다는 사실은 나는 잘 알지?
달님이 창가 가까이 다가와 친구!
한 잔 어때하고 청을 하면 나는 幸福한 밤을 맞는다.
소주 몇 잔에 달님과 벗하여 사랑의 밀어를 나누면서 아쉽게 너를 보낼 수가 있다.
이것은
인간과 자연의 대화이며 서로의 배려이기도 하다.
짙은 청춘의 녹색에 아름다운 세 악시처럼 화장을 하고 활활 타오르는 아름다움은 붉은 망토를 걸치고 거리 어디로 황망히 가야만 하느냐?
사랑의 자국을 곳곳에 남겨 놓고 메마르고 앙상한 가지의 고통을 또 용감히 두려움 없이 맞으려 하는가?
꽃이 피는 것을 보고 마음에 기쁨이 온다면 낙엽을 보고 약간 울적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자연의 순환과 변화에 잘 적응하고 감정을 잘 정리 할 줄 아는 이성을 가지자.
인간의 감정이 이랬다저랬다 기복이 무상한 감정이라면 자연은 그래도 어떤 뚜렷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변화의 진행을 한다는 것을 내 나이쯤에는 느낄 수가 있다.
가을의 증상들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바바리를 입은 여인의 차림이며, 목에 두른 스카프며, 여인의 옷차림에서 빠른 변화를 보인다.
훌륭한 시인은
미세한 변화를 잘 읽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쉽고 간결한 함축된 단어로 솔직한 감정을 잘 표현 할 줄 알아야 좋은 시인이라 할 것이다.
이제
가을이 남긴 많은 결실을 담으려고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가을의 사진사가 되어
수확한 벼를 넓은 주차장 바닥에 말리는 농부 아저씨의 뒷모습이며,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밭이며, 주렁주렁 잘 익은 사과와 감 밭이며, 냄새 좋은 모과, 석류 열매며…. 나는 가을을 조금 담아 보았다.
가을의 소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가 어릴 때 저녁이면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많이도 보았는데…. 요즘은 볼 수가 없고. 귀뚜라미 소리는 가끔 들린다.
연주회 및 국화 전시회, 시 낭송회…. 많은 축제도 가을에 열린다.
봄, 여름, 四季의 자연을 노래한 동, 서양의 많은 시인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우리는 기억한다.
윌리엄 워즈워드, 보르테러 , 이백, 두보, 도연명,...많은 시인들을 우리는 위대한 정치 지도자들보다 더 오래 기억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기 생각, 감정을 글로써 후세에 남겨 놓았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본다.
위대한 작가나 시인들은 참 무섭다.
내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펜촉으로 잉크를 찍어 글을 썼다.
펜촉이 날카롭고 뾰쪽해서 잘 못 하면 찔릴 수도 있는 흉기다. 시인들은 참 무서운 사람들이다.
칼이나 총 대신 필로서 여러 운명을 만들고 죽이고 살리는 지성의 칼이 더 무섭다.
이제 올해도 2달을 남겨 놓고 있다.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도 든다.
하지만
담대하게 자연스럽게 나의 가을을 맞고 나이를 먹고 그렇게 흘러가고 지나가고 담담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또 한해의 가을을 보내면서….
2018.10.27.
松坡 성경
가을을 보내는 어설픈 나만의 시 한 수
빨간 치마 누나가 좋아.
내 누님은 이때쯤이면 빨간 치마를 입고 아래 산 위산을 이리저리 춤을 추며 분주하다.
나는 그 빨간 치마 입은 누나가 너무 좋아 졸졸 따라다니고 싶다.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겠는데 육십 넘은 할아버지 가슴은 아직도 누나를 보면 설렌다.
요즘 많은 남정네를 몰고 다니는 마술 같은 누나는 내일은 어디로 가려는지?
어떤 색깔의 치마를 입고 나올는지가 궁금하다?
낮이면 맑고 높은 곳에 사는 구름에 물어볼까?
밤이면 밝은 달님에게 물어볼까?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찾아가는 기러기 편에 보낸 나의 연서를 읽어 보았는지?
누나야, 누나야 서리가 내리고 흰 눈이 내리면 빨간 치마로는 너무 추울 텐데!!!
그래도 가자 떨어진 낙엽을 밟고 메마른 가지 누나의 집으로 가자.
아름답던 누나의 치마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 나는 누나를 잊어야 하는가?
내년에는 더 아름다운 지성의 인격을 갈고 닦아
멋지게 누나를 알리고 표현하고 사랑할 거야!
빨간 치마 누나 사랑해!!
성악가 김동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클릭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