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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蘭皐 김삿갓(김병연) 휘호 대회에 가다.

난고 김삿갓(김병연) 휘호 대회에 가다.

초가을 태풍은 항상 무섭게 다가온 게 많다. 내가 초등학교 때 사하라 태풍도 대단했다.

이번

颱風威勢도 대단했지만, 그때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이 날씨에 영월에 휘호를 하러 간다니 식구들이 걱정하는 게 아주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얼마 전에 약속한 일이라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구나!

 

같이 글을 쓰는 여선생님 한 분과 남선생님 한 분을 모시고 가야 하니 이 나이에 대단한 거리

이고 대단한 임무를 맡았다.

나는 요즘 周易에 관심이 조금 있어 관련 서적을 몇 권 읽고 있다.

가장 핵심 내용은 하늘과 자연의 理致法則理解하고 배우는 것이라고나 할까?

너무 어렵고 이해가 잘 안 된다.

여기에도

아무리 거친 日氣도 사흘 낮은 계속될 수가 없고 모든 건 지나갈 뿐이라 했다.

지금 좀 사납지만 지나갈 것이라 확신하면서 나는 서실에서 아침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선생님들과 함께 영월로 출발했다.

 

최근 이런 거친 비를 만나 본적이 없었는데 정말 대단한 폭풍우를 만났다.

아직

揮毫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건지?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여행 삼아 가보는 것이다.

억수 같은 비를 뚫고 건천 휴게소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본다.

태풍의 강도는 아직도 여전하다.

한 분은 아직 교육 현장에서 한 분은 몇 해 전 퇴직 하신 좋은 선생님들이라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가면 좋은 여행길이 될 것 같다.

나는 SUV 차를 타고 다니는 데 내 한데는 편하고 좋다. 약간 높은 곳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편하고 視野가 잘 보여서 좋은 데 고급 차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차를 화물차라고 남들 한데는 우스갯소리로 화물차 한번 타 보실래요 하고 가끔 농을 하곤 하는 데 오늘도 화물차로 두 선생님을 모시고 간다.

날씨가 좋으면 초가을 드문드문 단풍이 물들어가는 자연을 보고 느끼면서 천천히 올라가면 참 좋을 텐데. 아무튼 사고 없이 천천히 가도 안전하게 모시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영천을 지나니 거세던 日氣는 조금 약해지고 비도 아주 완벽히 약해졌다.

자연의 理致란 단순 정확한 것 같다.

우리는 안동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그런대로 괜찮은 날씨를 만나면서 참 기분이 좋아졌다.

많은 여행을 해 봤지만, 여행이 기대만큼 만족을 주는 게 아님을 항상 느낀다.

일상을 벗으나 그곳에 가면 어떨까?

기대하고 준비하고 떠나는 날을 기다리면서. 설렘으로 보내고 기다리는 재미가 반이라 보면 된다.

 

산간 내륙의 공기는 정말 서늘하고 깨끗함을 느껴본다.

먼저 도착한 필우들이 짐을 풀어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태풍으로 개울물이 많이 불어 난 우디 펜션에 도착하여 旅裝을 풀고 蘭皐 김삿갓

詩碑 및 묘역을 보러 갔다.

지방 차치가 되면서부터 각 기초 행정 지역마다 그곳에서 내 세울 수 있는 유명한 인물 및 특산물을 잘 홍보하고 활성화하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대단한 게 요즘 현실이다.  

영월군도 행정지명을 김삿갓면으로 바꾸고 삿갓에 관련된 많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저녁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우리 일행은 김삿갓 선생님의 묘역과 여러 동상을 둘러 보기로 했다.


묵전 선생님께서 써 주신 蘭皐亭에서 묵전 선생님의 知人이시며 이곳 삿갓 생가 및 묘역을 홍보해 주시는 舊面인 현대판 김삿갓 최상락 선생님을 만나 난고선생님의 生涯도 듣고 사진도 촬영하고 따뜻한 녹차 한 잔씩 얻어 마시고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여행에는 항상 느끼지만, 그중에서 아주 정확하고 준비성이 완벽한 회원 한두 명이 꼭 필요하다. 우리 회원 중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셔서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었다. 언제 그렇게 많이 준비하셨는지? 맛있게 저녁을 먹고 소주 한 잔씩을 하고 약간의 술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붓을 잡고 글을 써 보기로 했다.

같이 온 筆友 중에는 글을 오래 썼고 잘 쓰는 분들이 많다.

내일 휘호 연습도 대비할 겸 부담 없이 한번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써 봤는데 선생님 書評 결과 나는 30점을 받았다.

앞으로 천천히 꾸준히 공부하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야외에서 이렇게 현장 실습처럼 공부해보는 것도 정말 좋은 학습이 되었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술을 마신 것 같은데 전혀 취하지 않는다.

술 먹은 사람, 어린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들은 많은 문제를 술 한잔하면서

풀고 해결하려고 한다.

남을 속이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가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일까?

우리 일행은 많은 일상을 잊고 이 좋은 자연을 잠으로 지새우기엔 아쉬움이 너무 남을 것 같아 영월 신문 최 기자 님, 문화해설가 최상락 님, 묵전선생님 다섯이 화투 놀이도 하고 색소폰도 연주하고, 정겨운 술잔이 오가면서 즐겁게 가을밤을 지냈다.

시골의 초가을은 풀벌레 소리며 개울물 소리며 반딧불을 보면서 너무 운치 있는 가을날의 밤을 보낼 수가 있어 올해는 정말 행복하다.

 

계절마다 봄, 여름,가을,겨울이 있듯이 周易에서도 하루에도 봄, 여름,가을,겨울이 있다고 했다.

인생 전체에도 봄, 여름,가을,겨울이 있겠지? 자연처럼 말 없는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도 없을 것이다.

하나하나를 버리고 정리하고 변화시키고 가볍게 하면서 또 다른 무엇을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살아가야 할 나이가 되었다.

나에겐 함께해야 할 친구들이 많다.

봄이면 여러 야생 꽃이며, 풀벌레며 높은 곳에 사는 아름다운 구름이며, 잘생긴 나무며 자연의 식구들이 너무너무 많다.

 

樹形이 잘생긴 사대가 잘 갖춘 나무 한 그루를 경제학자 마르크스가 보면 저 나무를 베어 침대도

만들고, 옷장도 만들고 이익이 많이 생기는 돈 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무엇에 투자하려고 생각할 것이고, 교육자는 저 나무로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교, 책상을 만들어 주고 싶을 게고

인문학자는 저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시를 읽고 좋은 인생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것이다.

나도 나무 아래에서 좋은 글을 쓰고, 음악을 들어면서 나만의 시를 지어보고 좋은 벗들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

 

자신을 현시대 상황에 적응하고 호흡하면서 함께 할 수 없을 때 사회가 자신에게만 너무 부당하게 한다고 생각했을 때 인간은 어떤 행동으로 표현, 저항하기를 한다.

조선 중, 후기에 역사를 읽어보면 세조는 조카를 죽이고 정권을 찬탈하는 과정에 김병연 같은 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매월당 김시습 같은 분도 그러했다.

부당한 봉건 질서와 제도에 대한, 세상과 양반 집권층을 향해 풍자, 조롱하고 은둔, 방량하면서 서민들이 못하는 여러 이야기를 로 대변하곤 했었다.

옛날이면 역모, 반란 거사도하고 요즘이면 쿠데타라고도 하고 이렇게 힘으로 반응하는 게 있는가 하면

때론 칼보다 무서운 로써 많은 시간을 無言으로써 와 글로써 자신의 주장과 民衆의 울분을 표현하고 抵抗 하기도 했다.

난고 선생님도 그중에 한 분이 아닐까?

 

난고의 시 한 수를 올려본다.

 

가련기시(可憐妓詩-기생 가련可憐에게)

 

可憐行色可憐身 (가련행색가련신)

 

可憐門前訪可憐 (가련문전방가련)

可憐此意傳可憐 (가련차의전가련)

 

可憐能知可憐心 (가련능지가련심)

 

 

가련한 주제에 가련한 이 몸이

 

가련의 집 문 앞에서 가련을 찾는구나

 

가련한 이 뜻을 가련에게 전하오니

 

가련한 이 마음을 가련은 알아주겠지

 

漢文으로 된 모르는 命題의 받고 초학자의 담대한 배짱으로 엉터리 글을 써 제출을 했다.

내 곁에서 글을 쓰는 여학생은 정말 글을 너무 잘 써더라, 그런 분이 너무 많아 정말 이런 대회에

참여하여 시야를 넓히고 타인의 글을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껴본다.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과정과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혹시나 폭우 때문에 많이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입상이나 할까? 인간이라 비루한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부담이 없다.

 

아주 정확한 심사 결과를 받고 내가 쓴 글이 입상될 리가 없다.

정확한 심사이며 전혀 억울함이 없고 나를 인정 할 뿐이었다.

심사위원장의 書評은 예리하고 논리 정연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고 나를 감동케 했다.

글을 잘 썰려면

기본 획에 충실할 것, 균형이 맞게, 글씨의 배치가 여유 있도록, 자기의 예술성과표현이 글에서 느낄 수 있도록, 즐기면서 글을 썼느냐? 정말 축약된 좋은 말씀이었고 나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배웠다.

인생은 겸손을 배우는 오랜 과정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노자 님의 가르침이다.

이 서예도 겸손을 배우는 비슷한 과정 같은 생각을 하면서 함께 온 글 잘 써는 필우 두 분이 입상하여 다행이고 우연이란 없고 실력이면 당연하단 진실은 변함이 없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재촉 하면서 내비게이션을 검색했는데 이상한

길 안내를 받고 당황스럽고 그랬다.

고속도로를 벗어난 옛 국도로 산 몇 개를 넘고 깊은 산속 단풍을 보면서 잘 익은 사과 마을에서 탐스럽게 열린 사과며, 곳곳에 많이도 핀 구절초며 코스모스도 보고 두 선생님과 많은 인생 이야기도 하면서 좋은 추억의 여행길을 다녀왔다.

우리는 오늘 참 행복했어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한다.

보낸 시간 하나하나가 즐겁고 충실하게 보냈을 때 후회나 아쉬움 같은 것이 없을 때 이런 표현을 한다.

그런대로 오늘 행복한 날 이였어!!!

선생님, 그리고 필우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018.10.07.

松坡 成慶